제주살이에 대한 로망이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. 나 역시 그랬고, 수차례 경험을 하며 환상은 깨졌지만 여전히 생각하고 있는 그 어떤 삶이 있기는 하다. 하지만, 현실은 현실. 이 지옥같은 현실에서 도피해서 해결될 일은 없다.
<제주살이 로망? 생각보다 가깝고 냉정한 현실>
공교롭게도 제주살이를 하려고 벼르다가 큰맘먹고 저지르려고 하면 꼭 문제가 생긴다. 처음 방을 3개월 계약하고 꼴랑 제주 두달살기 하고 서울로 올라갔어야 했던 그때부터 꼬여도 단단히 꼬인 것 같다.
지금 제주에 있는 상황도 마찬가지다. 삶의 끝자락에서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,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제주를 선택했고, 최소 1년을 잡았지만 갑작스럽 취업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제주 한달살기로 끝내야 하는 상황이다.
왜 현실은 늘 이런 것일까?
나에게 제주도는 그 어떤 삶의 종착역이라기보다는 늘 현실도피와도 같았다. 떠나고 싶었고, 아무도 만나지 않아도 되는 혼자인 곳에서 살고 싶었다. 그치만, 기본 터전이 서울이기에 그 누구도 도와주질 않았다.
가장 먼저 가족들이 걸림돌이 되었고, 처음 도전했을 때 아버진 절대 하지도 않는 전화까지 하셨다. 몸은 거기 갔어도 가족들은 너가 다 책임지라는 그 말이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. 왜 내가? 왜 난 늘 가족들을 책임져야 하는거지?
글이 길어질까 더는 투덜대면 안되겠다. 돈이 충분한 상황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사람에게는 막상 갔더니 너무 지루하더라~ 라는 것조차 그저 경험하면 될뿐이다. 하지만, 현실의 여유 없이 단순이 제주살이에 대한 로망만 가지고는, 또는 나처럼 도피처로 이용하여 도망가는 경우엔 대부분 얼마 못버티더라.
이번에 제주에 있으면서 드는 생각들이 있다. 내 삶은 그냥 없는게 맞는걸까? 라는 끔찍한 생각들. 더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가 없다. 밤이 외롭네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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