오랜만에 육개장 사발면이 먹고 싶어졌다. 하나로는 배가 차지 않으니, 끝짱각 닭갈비 삼각김밥도 하나 추가로 샀다. 먹고 있는데 괜히 울컥한다... 먹고 싶어서 먹는 건데 왜 구질구질해 보이고, 우울한 건지... ㅠㅠ
<육개장 사발면, 끝장각 닭갈비 삼각김밥, 우울한 인생>
어릴 땐 이게 그리 좋았다. 라면만 먹으면서 평생 살고 싶을 정도로 라면을 좋아하기도 했었지. 어쩌면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지만, 또 어쩌면 내 상황이 별로라 그럴지도 모른다. 고작 육개장 사발면 하나에 우울해질 건 아닌데....
육개장 사발면, 닭갈비 삼각김밥
이 두 개에 딸기우유까지 더해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. 친구들과 편의점 앞 테이블에서 늘 먹던 조합이었다. 각자 다른 컵라면을 사고, 삼각김밥까지 한 입씩 나눠 먹던 추억의 먹거리들...
이걸 먹으면서 느닷없이 눈물이 날 뻔한 이유는 내가 먹는 걸 누군가 보았는데 그 눈빛에 내 마음이 보였기 때문이다. 그렇다... 지금 난 많이 힘들다. 하루에 두 끼를 밖에서 사 먹는데, 식구들 먹여 살릴 돈이 모자라니 먹고 싶다는 핑계로 1,950원 지출로 스스로 합의를 본 것이지. 우리나라도 닭이 많을텐데 그와중에 브라질산 닭고기가 눈에 띈다. 그래도 쌀은 우리 것을 썼네.
애써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네~ 해봐야 내 마음을 들켜버린 듯한 느낌에 한없이 우울한 저녁 식사였다. 분명 맛은 있는데... 마음은 좋지 않은 메뉴. 돈이 있건 없건 이제 한동안 먹지 말아야겠다~고 생각한 날이었다.
[아래 글도 함께보세요]
'사진한장과 생각 > 먹거리 생각하기' 카테고리의 다른 글
겨울간식은 호떡 vs 오뎅 (0) | 2020.11.29 |
---|---|
늙은호박죽 제대로 만들기, 말고 먹기 (0) | 2020.11.29 |
비오는 날, 스벅에서 커피와 크랜베리 치킨 치즈 샌드위치 (0) | 2020.11.19 |
후렌치파이 딸기잼 샌드위치, GS25 신상 (0) | 2020.11.18 |
계절밥상 마감 30분전 입장해보셨나요 (0) | 2020.11.18 |
댓글